Tuesday, August 08, 2006

잠들기 위한 준비

이제 자야겠다.
비밀 blog를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식 blog보다 더 많은 글을 쓰는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든다. 나라는 인간이 이렇게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 많은 존재였을까하는 생각. 그리고 그 비밀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중대한 사항에 대한 것들이 아니라 단지 알려지면 부끄럽고 껄끄러워서 그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말이다.

원희룡 의원의 blog를 subscript했다. 뭐랄까 그렇게 실랄하게 직접 비판적 질문을 던진 내가 생전 처음 보는 원희룡 의원의 사진을 보고 반가워하는 이 모습의 의미 말이다. 결국 원희룡 의원이 원하던 것이 이런거였을까 아니면 이것이 진정한 지성인의 폭 넓은 사고의 표본일까.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결국 모든 것들이 인간적 만남에 의해 끌리는 것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기 때문이다.

그런 날이 있다. 괜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무기력하고 모든 것들이 거슬리는 그런 날. 오늘은 갑작스런 소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유사 감정을 공유했으리라 생각된다. 거기에 외롭다는 감정까지 더해졌다. 결국 많은 시간적 기회가 있었으나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지 않았다. 집에 들어올 때 해리에게 전화를 잠깐 걸었지만 다른 사람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문자로 대신 답변을 들었다. 집에 온 뒤 혼자 집에 걸어간다는 문자는 분명 전화를 해달라는 외침으로 들렸으나 식구들 눈치봐가면서 통화할만큼 아직 그런 사이는 아니니 애써 무시했다. 여하튼 오늘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이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들을 거의 다 하고 외롭지 않게 계속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있는데 무엇이 외롭다는건지 모를 일이다. 위험한 상태다. 이러다가 그 감정이 너무 커지면 성급한 행동을 저지르고 말 것만 같다. 예를 들면 주변에 가까운 여자에게 갑자기 사귀자는 고백을 해버린다거나 아니면 정말 중요한 마무리가 걸린 일을 무심코 해치워버리고 훌쩍 다른 곳을 항해 가버린다거나, 아니면 정말 자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싼 물건을 사버린다거나. 하는 그런 위험한 일을 꼭 저지르기전에 이런 정신 상태였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가 보고 싶고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집은 참으로 좋고 편한 곳이지만 많은 제약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일은 오전부터 운동을 간 뒤 학교에서 공부를해야 할까. 아니면 오전 오후 집에서 공부를 하고 과외가 끝난 뒤에 학교에 가 운동을 하고 집에와 개운한 마음으로 잠을 청해볼까. 고민과 갈등만을 하고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뭐든 결정하겠지만 제발 부탁은 내일 오전부터 하루를 시작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부디 오후부터 지저분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게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사진을 그렇게 열심히 찍었으면서 다시 수정하고 정리하는 건 미루고 있다. 아무래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고 원래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은 지겹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지라 누구나 사진을 직접 찍는 일은 좋아하더라도 그것을 이러저리 수정하고 맞추는 일은 잘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저런 수정법을 배우기는 하는데 결국 나 역시 나만의 수정법을 터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많은 활영 여지를 남겨 놓는 것이 포토샵인지라 나만의 이용법이 터득되어가나보다.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 이렇게 쓰여진 넋두리 blog는 너무 길고 내용도 두서가 없어서 본인 조차도 읽지 않게 된다는 것을. 그렇다면 왜 전기료를 지불하고 잘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가면서 굳이 미국 어딘가의 server의 한 부분의 용량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일까. 이것이 인간의 역사 욕구인가 보다. 인간은 역사, 즉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고 그 욕망 때문에 소위 효용성 없는 일, 쓸데없는 일을 스스로 자청하는가 보다.

오늘 기억에 남는 일은...
서양 철학의 이해 마지막 수업
학관에서 부대찌개를 먹는 동안 옷에 국물이 튈까봐 조심조심했던 것
중전에서 고대 연락을 취하다 엎드려 잠을 잔 것이 너무나 길게 잤던 것
중전에서 나오려고 하다 소나기를 만나 잠시 갇혀있었던 것
project meeting에서 8강도 아닌 4강을 주장해 호응을 기쁘고도 슬펐던 일
해리랑 계속되는 문자 연락을 주고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 일
중락이에게 자꾸 해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비추면서 뭔가 암시를 주었던 일(나도 모르게)
집에 와 이런저런 것들을 손대는 데 머리는 멍.....한 느낌이 계속 되고 있고 손 끝에는 뭔가 싸늘히 느껴진다는 것

하루가 참...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정말 camera가 필요한 순간이 있었다. 물기를 머금고 해가 넘어가려고 하는 찰라의 풍경은 놓치기 너무나 아까운 순간이었다.
언제나 함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camera가 필요하다. 가볍고 손쉬운 camera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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