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소개팅이다. 은혜, 지은, 주연, 해리, 그리고 오늘 하는 소개팅... 드디어 마지막 소개팅을 하는 날이 되었다. 5명의 여자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많은 소개팅을 단 2주 반만에 모두 이루었다는 것 또한 대단한 기록이 되지 않을까? 한번에 약 3만원에서 5만원의 경비를 지출했으니 그 돈만해도 15만원이 넘는 대단한 소개팅 relay였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팅은 중락이가 두번째로 주선하는 것으로 자기 누나의 친구라는 여자다. 독특한 소개팅인데 이유는 중락이가 자기 누나 친구들 3명 중 택일을 하라고 해서 고른 여자기 때문이다. 1차 검열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나름 기대가 대단하다. 얼굴은 예쁠 것이 확실하다는 것 또한 기대감을 한 껏 끌어올리고 있다. 연대 공대라고 하는 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걱정이다. 더구나 나이가 나랑 같기 때문에 경험상 같은 나이나 3, 4학년 여자들과는 원만히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더하다.
어제 처음으로 소개팅 이후 after라는 것을 했다. 대상은 해리였고 재미있는 깔끔한 date를 즐겼다. 해리가 마음에 든 것은 사실이지만 쉽지 않은 느낌도 여전하다. 은혜는 너무나 폐쇄적이기 때문에 어려웠고 해리는 open 되어있는 것은 사실인데 너무나 많은 남자들을 나를 대하듯 대하는 느낌이 강해서 여럽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오늘 이후로는 언제 다시 그런 만남의 기회를 만들 것인가도 예측할 수 없다. 만났을 때 대화의 주도권을 주로 해리가 가져가게 되는데 이것이 대단히 편한 일이기는 하지만 능동적으로 어떤 평가나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성립되기에 그 불만도 여전하다.
사진처럼 한 줄기 빛이 되는 여자를 만난다면 좋겠다. 나 스스로도 즐거워지고 그 여자도 날 좋아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많은 소개팅을 하면서 쓸데없는 기대는 버리고 자신감 있는 mind는 갖게 되어 기쁘다. 오늘 소개팅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어느정도 머리에 그려진다. 말없는 여자라면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해야 하겠지만 해리처럼 활발한 여자라면 조용히 장단 맞추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해리가 당분간 만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오늘 만나는 그녀와 자주 contact를 한다면 충분한 상대 평가가 되지 않을까? 물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어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격. 잘 맞고 즐거워지는 성격의 소유자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나에 대한 태도와 기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잠재적 가치는 미래의 가치다. 아직 현실이 아니고 그 잠재적 가치를 위해 현실을 희생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소개팅 하는 여자들에게 나 역시 현실의 제약을 솔직히 고백하고 그녀들의 반응을 기다린다. 물론 좋은 결과가 그리 쉬 나오기는 힘들다.
나와 같은 상황이었으면 좋겠다. 즉 학교 내에서 오랜 연애를 하다 이제 다른 연애를 하고 싶은 데 학교 내에서는 이미 연애의 추억이 너무나 많이 스며있어 다른 학교 사람을 찾는 그런 상황말이다. 물론 나와 완전히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 안되겠지만 그런 사정에 나오는 것이라면 차라리 매우 편한 사람으로 인식할 것만 같다. 그리고 기왕이면 연애를 너무나 하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으면 한다. 그런 사람이어야 소개팅을 통해 서로의 필요가 맞아 앞으로를 논할 수 있지 않는가. 다른 소개팅은 그러지 못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좋은 여자가 있고 그녀가 날 좋아해준다면 사귄다는 취지지만 여자들 마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멋진 소개팅을 하자. 후회없이 즐겁게. 이번 소개팅이 마지막이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소개팅을 하게 된다면 그건 가을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 전에는 쉴 생각이다. 이번에 알게된 여자 애들과의 더 많은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마음엔 은혜와 해리가 있다. 그 크기가 작기에 아직 고백이나 성급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늘 만날 그녀가 앞선 두 여자보다 더 나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멋지게, 최고의 모습을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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