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29, 2006

정치 아카데미는 끝났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모두 자신이 속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벌써 자신의 일상 속에 묻혀 사는지 서로간의 연락은 뜸해지고 이대로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그 때 서로를 보고 싶은 마음에 나누고 싶은 말이 가슴에 충만해진 느낌에 서로를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해해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해리.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뚝 끊어버린 해리의 태도에 어떤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까. 도저히 알 수 없는 행동이다. 지금까지 연락을 취해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한 것이 4번이다. 사실 그 전부터 이런 현상을 경험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외대까지 찾아가 만났던 그날 이후 계속 심화되더니 이젠 결국은 연락을 받지도 않는 사태까지 와버린 것이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어리둥절한 일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큰 실수를 한 것도 없고 고백을 한 적도 없다. 결국 내 문제가 아니라 해리 본인에게 어떤 요인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캠프를 간 것으로 보아 해리의 신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보다는 나에 대한 감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야 한다. 아마도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고 단순히 좋아하게 된 정도가 아니라 그 남자와 어느정도의 진전 국면에 있거나 아니면 소문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사귀는 단계에 접어든 것일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해리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같게 행동할 것이다. 부담스러운 연락을 주고 받을 필요는 없지 않는가. 더구나 분명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던 남자에게 자기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고 사귀게 되었다는 설명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부담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리라. 당신은 내가 사랑할만큼의 매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답이 될 것이요. 내가 사랑하게 된 그 사람보다 못하다는 표현이기에. 물론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요인들이 필요하고 그 요인들 중에는 그 사람 자체에서 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함께 있을 수 있는 상황 연출이라던가 아니면 구체적 사건들 같은 일들이 일어나야 함이 옳은 것이다.

이렇게 많은 예측과 궁금증을 낳은 체 해리는 인생에서, 기억에서 지워지고 있다. 특별한 감정을 품은 적이 없는 사람이라 가슴이 아프거나 뭉클하지는 않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고 있다. 너무 연애라는 것이 하고 싶어 어떻게 해서든 해리에게 접근하려고 했던 내 모습이 너무나 뻔히 드러나서 너무나 미안하다. 나에 대해 이상한 오해를 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어제 밤. 예림이에게 갖고 있던 설명할 수 없는 욕망의 실체를 깨달았다. 그것은 육체적 욕망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예림이는 예쁜 얼굴과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다. 꾸미지 않아도 드러나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큰 자극으로 다가온다. 그 육체적 욕망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음을 모든 남자들이 느꼈던 것 같다. 문제는 나역시 그 일반 남자들과 동일한 논리로 예림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고백이라는 최후의 수단까지 쓰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여쩔 수 없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예림이에게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예림이의 성격이나 그녀의 사생활, 현재 마음 상태 같은 요소들이 거의 이상형과 대치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꾸만 접근하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란 결국 육체적 끌림이었나보다. 분명 예림이가 가지고 있는 육체적 매력이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는 것. 이 불변의 자명한 사실에 난 힘들어했었던 것이다. 이미 난 고백이라는 성급한 방아쇠를 당겼고 그것에 대한 대답이 no라고 나온 이상. 추가적인 접근을 더 시도하거나 아니면 깨끗이 모르는 사람으로 멀어져야 할 것이다. 결국 난 멀어지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에게 다가갈 당위성이 없다. 육체적 매력에 혹했다면 그것을 이성적으로 다스리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사람이다. 일관성 있게 항상 말로 내밷던 주장과 이론을 따라야 하지 않는가. 이미 예림이에게 육체적으로 끌려 행동했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 큰 실망과 자괴감을 주고 있다. 이것은 정말이지 큰 슬픔이고 비참함이다. 항상 해왔던 그 말, 외모는 하나의 요소, 특히 3대 요소 중에 한가지이지만 절대 요소는 아니다. 라는 주장이 무색할만큼 외모만을 가지고 마음이 움직이다니. 예림이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외모에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잡는 중요한 예로써 가슴에 간직해야 할 것이다. 절대 외모만을 가지고 다가가서는 안된다. 설사 그것이 진정한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 된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기에 절대 그런 식으로 사랑을 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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