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6, 2006

서로간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싸이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은 흔해빠진 상업성과 저질성 때문이었다.
그런 내가 다시 싸이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나만의 사진이 아닌 모두의 사진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그 때문에 모든 사진을 가감없이 공개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수준 이하로 나온 사진들은 전부 미리 삭제를 단행했다.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되는 사진들을 올린 것이며 이것이 사진의 주인들에게 대단히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한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을 확률이 높다는 것도 이해한다. 사진을 많이 찍고 많이 올리는 입장에서 사진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약해진 나와 사진에 대해 소극적인 그들의 보는 시각의 차이란 대단히 클 수밖에 없지 않던가. 사진은 찍히는 주인공의 것인가 아니면 찍는 사람의 것인가. 분명 악의적인 마음에서 사진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대단히 불만족 스럽다면 그것을 어떻게 절충해야 하는가.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물론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진이 불특정 대중에게 공유되는 것이며 그 중인에게 사전 허락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어되지 않은 상태로 풀려나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내 입장은 이 사진을 미리 주인에게 허락 받을 길이 없으며 나름의 검열을 거친 뒤에 공개된 것들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적인 사진이 모욕감을 줄만한 소지가 있는 사진은 모두 배제되었으며 단체 사진에서 특정 개인이 적절치 못하게 나온 사진들이 더러 있지만 그 한 명의 개인을 위해 모두의 소중한 추억을 삭제한다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당당하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된다면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경이의 전화는 분명 용기있으며 가장 확실한 선택이다. 나 스스로 나름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행동이지만 민경이와의 통화에서 일방적으로 의견을 들어주는 방향을 택하였다. 물론 하고 싶은 말은 있었다. 그 날 찍어 온 사진의 1/3은 스스로 삭제하였으며, 그냥 찍고 성의 없이 올린 사진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2개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노출과 화벨을 맞추고 원하는 구도로 crop을 하고 strainth를 맞추는 작업을 모두 거치느라 무려 3시간을 진땀빼서 완성한 사진들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너희들이 볼 때는 모역적인 하나의 쓰레기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말로 소중한 한장 한장의 작품들이고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사진들을 싸이에 올릴 때 애잔한 마음으로 졸업하는 친구들과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에 대한 아쉬움을 그대로 절절히 느끼며 올린 사진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인형처럼 예쁘게 나온 사진만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야 어찌 모르겠느냐만은 모두 같은 친구들이고(이 부분에서 많은 이견이 존재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졸업사진에 대한 자료들이기에 최대한 많이 공유하고 싶었다. 사진은 한번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많은 추억을 되살리고 그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러기에 이 소중한 자료를 모두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숭고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런 일을 행한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생각없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으로 저지른 일도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



문제는 이러한 입장을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사진에 대한 소유권은 찍힌 주인에게 있으며 그 주인에게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올린 사진이란 결국 부도적한 짓이며 개념이 부족한 어린아이 같은 서부른 행동이라고 낙인찍히고 마는 것이다. 이번 일은 여자 아이들이 나온 모든 사진을 자진 삭제 하면서 일단락 되었다. 일단락 되었다는 것은 대화의 창구가 닫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론 지금 형성된 오해와 인식이 계속 유지되는 수준으로만 지속될 것임이 분명하다. 2년간 그리고 그 전 1년간 군대라는 이유로 대학을 떠나 있었고 이제 그 대학으로 첫 발을 다시 내딛고 있다. 내 기억에는 이번에 사진 때문에 나에게 연락하고 말을 건낸 애들 중 어느 누구도 전역한 나에게 축하 전화나 안부를 물어온 적이 없었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같은 학번 동기 친구로 어울리기는 했지만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인사와 몸짓만이 오가갔을 뿐이다. 어색함을 누그러트리고 우리들 만의 공유점을 만들고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지만 결국 그 모든 사진은 삭제되고 불편한 관계로의 정립만을 유도했을 뿐이다. 첨부터 이기적인 존재들임을 왜 몰랐던가. 시간이 지났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 영향이 미치는 여부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것이 이곳의 법칙임을 왜 몰랐단 말인가. 애석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방치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이기 때문에 친구이기를 바랬던 나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 간의 이견이라고만 생각한다.




100 cut의 사진을 찍으면 마음에 드는 사진이 1장정도 나오게 된다. 얼마나 다행인가 100컷만 찍으면 원하는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 말이다. 그런 사진만 올리면 되는 것이다. 작품들만 말이다. 모든 것을 공유하자는 나의 생각이 틀렸다. 아무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도 모든 사진을 전부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불편하게 만든다. 사진을 받는 사람도 그런 사진들 때문에 화가 나고 원하지 않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다. 그렇다 결국 모두가 원치 않는 불필요한 일을 나 스스로 감행했고 그 때문에 많은 마찰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반의 거짓말과 반의 진실로 일단 일을 마무리 지었다. 비참한 일이다. 앞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말 엄선된 사진만을 올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정말 친한 애들끼리만 사진을 찍고 운영을 하던가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 절대 여자 사진은 올리지 않을 것이다. 정말 잘 나온 사진이라면 본인에게 허락을 받고 올리는 일이 있을까. 앞으로 여자 사진은 혼자만 간직할 것이며 정 그것을 가지고 하나의 story를 만들고 싶다면 이대로 비공개 blog은 여기에 올릴 것이다.

오늘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해야만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일이 왜 이렇게 민감한 주제인가. 여자들은 똘똘 뭉쳐 나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 여자애들은 본래 친한 관계도 아니었으며 졸업 사진을 찍은 마당에 앞으로 그럴 기회도 갖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과의 관계가 이대로 끊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상관 없을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 앞으로 매우 밀접히 관련을 맺으며 살게 될 것이고 매번 불편하더라도 서로 만나 접촉을 해야만 할 것이다. 이모든 일들이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면 결코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이대로 모든 일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앞으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행동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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